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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캠프는 배움터이다. - 2반 예비고2 정석찬
내가 이캠프에 오게된 계기는 간단하다. 최신형 스마트폰, 이 캠프는 그 휴대폰을 구매하기 위한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기숙학원이라는 조건에 최신형 스마트폰이라면, 나로써도 나쁘지 않은 딜이었다.
몇가지 후보에 올라온 기숙캠프중 가장 기간이 짧은 캠프를 골랐다. 대충 읽어보니 커리큘럼도 괜찮았고 가장 무난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 주된 이유였다.
나는 이곳에 들어오기 직전, 즉 출입문을 열기 전까지만해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나름 확신하고 있었다.
그저그런 애들이 와서 대충 때우다가 수료일 채우고 나가는 곳, 공부를 안하진 않지만, 그냥하라니까 하는 아이들이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들어온 곳, 그런 곳이겠거니 싶었다.
그런 생각들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개인 사정탓에 3일정도 미뤄진 입소 때문에 열강중인 선생님과 내용을 훓어보며 조요이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보고 있었고, 더 많은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었다. 3일밖에 안되서 그런가 싶었다. 적응이라는 핑계를 대며 오후시간 종일 어리버리 한 상태로 버텼다. 이렇게 긴 시간을 앉아 있었던건 시험 벼락치기를 제외하면 없었다. 시간이 이쯤 되었으니 아이들도 헤롱헤롱 할것이라고 민도 둘러보았다. 친구들이 거의자세의 흐트러짐 없이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순간, 나는 정말 진슴으로 당황했고 놀랐다.
아무 생각이 없던 나에게 있어 단체로 그러한 모습을 보여 준다는 건, 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이곳을 보낼때의 부모님의 마음, 투자한 돈, 내가 포기한 수 많은 자유시간 등이 하나하나씩 꼬리물기 식으로 떠올랐다. 나는 바로 공책을 꺼내 앞으로 15일간의 공부계획을 세웠고 공부해야 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처음 하루 이틀은 정말 힘들었다. 특히 이틀째에는 공부고 뭐고 조기 퇴소를 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13시간을 앉아 공부한다는 것은 원래 내가 살던 세계와는 많이 멀었고, 그렇다보니 공부는 고사하고 그저 13시간을 버틴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하루하루가 지옥 그 자체였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온다 그랬던가 매 식사시간, 낮잠시간, 취침시간 이 세 시간을 나를 이 지옥속에서 버티게 해준 유일한 작은 불빛이였다. 매일매일 그 불빛만 보고 살았다. 하루, 이틀, 삼일,
달력을 아무리 노려봐도 바뀌지 않던 날짜가 한칸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것부터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일주일이 지나 있었고, 다시 앞만 보다가 뒤를 보니 어느덧 이주일이 지나 있었다. 정말 매순간, 매 순간은 고통의 연속이였지만 되돌아보니 그 고통이 밑거름이 되어 주었고 조금씩 버틸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퇴소가 눈앞이었다.
나는 이 캠프를 통해서 정말 많은것을 배웠다. 지식, 더 크게는 공부방법, 더 크게는 어떤 인생을 조금은 배운것 같다. 위에서 제목을 “72시간 캠프는 배움터이다” 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배움터는 지식을 배우는 곳이라는 의미만 내포하고 있는것이 아닌, 고통 행복 아픔 교훈을 주는 인생의 배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잘버틴 내 자신에게 칭찬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