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에 오기 전 나는 뭐든 적당히만 할 줄 아는 학생이였다. 높지 않은 성적에도 쉽게 만족했고,
특히 수학에 있어서는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중2이 지난 겨울방학부터 동네 수학 학원에 다녔었지만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점수는 계속 떨어졌고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서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다.
고2가 되고나서 수학의 필요성을 느꼈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지만 난 기본개념부터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고
이미 여름방학을 코앞에 둔 시점이였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서 72시간캠프를 알게 되었고
수학과 친해질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고싶다. 주변에서는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친구들은 방학때 놀지않고 공부를 하러 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어떤 친구는 캠프 입소일을 내가 지옥가는날로 저장해 두기도 했다.
담임선생님께서도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차라리 국어와 영어에 집중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권유하셨다.
하지만 그건 수학을 포기하라는 뜻이였고 나는 수학을 잘하고 싶었다. 정말 한번 잘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부모님께서는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고, 그렇게 나는 72시간캠프에 올 수 있게 되었다.
처음부터 이곳에 잘 적응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여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려웠고,
공부를 이렇게까지 해본 적이 없다보니까 초반에는 오랜시간 앉아서 집중하는 것 부터가 힘들었다.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져서 앞으로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겁이 나고 끝났을 때 얻어가는게 없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고민이 많다 보니까 집중도 잘 되지 않았다.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다는 말이 이런 뜻이였을까?
의지할 곳도 없고 집은 그립고 슬픈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워 집중마저 뜻대로 되지 않을때면 정말 모든게 허무하게 느껴졌다.
힘들어서인지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내 한계를 보고 끝내자.
내 의지로 온 이상 최대한 얻어가자고 힘이 들때마다 마음을 굳게 먹었던 것 같다.
그러다 캠프 4일째가 되었을 때 문제집을 보내달라고 집에 전화를 하는데 엄마 목소리를 듣게 되니까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어쩔줄 몰랐다.
그때 관리쌤이 오셔서 휴지를 주고 날 달래주셨다. 전화를 끊고 나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말도 잘 들어주시고 진심으로 나를 위해주시는게 느껴졌다.
내가 교무실에서 너무 크케 운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그럴 것 없다고 오히려 여태까지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수학공부로 다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보면 나는 내 실력이 점차 늘어가는걸 느끼고 있었다,
문제를 풀다 보니까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보이고 몇 번 계산해봐야 풀릴지도 알 것 같고 심지어는 답이 보이기도 했다.
수학적인 감과 사교력이 늘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뿌듯했다. 완전 신세계를 맛 본 기분이었다.
내가 내힘으로 수학 문제에 도전했을 때 풀리니까 너무 기뻤다. 확실한건 태도의 변화였다.
나는 수학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 예전에는 어려워 보이는 수학 문제가 있을때면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도전해보는 용기가 생겼다.
이전에는 수학문제를 풀 때 안풀리면 그냥 틀렸다고 하고 답지를 보고 쉽게 포기했는데 언젠가부터
안풀리는 문제를 붙잡고 몇분씩이나 고민하고 틀린 문제를 맞을때까지 풀어보는 나를 발견했다. 점점 수학이 좋아졌다.
수학문제를 의식의 흐름대로 풀었는데 풀리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예전에는 수학문제를 풀 때 별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었지만 풀이과정이랑 다르게 풀어볼 생각도 안했는데
지금은 다른 방법으로 풀어볼 수는 없을지 생각해보게 되고 안풀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게 가끔은 즐거운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또 하나 캠프를 하면서 얻게된 것은 바로 나에 대한 정보였다.
평가표를 작성하면서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알게 되는 것도 있지만 난 내게 있어서 공부가 잘되는 시간을 알게 되었다,
매일 비슷한 조건으로 생활하다 보니까 어느때가 컨디션이 가장 좋은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일어난 직후와 밥먹은 직후였다.
72시간캠프에를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집에서 떨어져 지내면서 느낀게 많았다.
가족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낭비해왔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으며,
집에 있으면 특별한 목적도 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 꾸지람을 자주 들었는데,
캠프에 와서 정말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에 전념했다. 그만큼 힘든 점도 많았지만 지치지 않고 생활하게 도와준 좋았던 시간들도 많았다.
멘토쌤들이 해주시는 스피치를 좋아했는데 멘토쌤들의 스피치는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도 하고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어느 쌤은 고등학교때 이야기를 해주었다. 열심히 공부해오신 과정을 말씀해주실땐 정말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
캠프가 끝나면 방 친구들 두명이랑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토요멘토링드림에 다니기로 했다.
다들 멀리사는 편이라 허락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11월까지 같이 다니면 좋을 것 같다.
72시간캠프를 하면서 지내는 동안 느꼈던 것들을 잊지 앟으려고 캠프기간동안 일기를 썼다.
캠프의 끝이 까마득했던게 어제 같은데 막바지에 서있다. 끝까지 최선르 다해 놀겨해서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막상 끝나가니까 아쉽게 느껴진다. 2주간의 캠프가 나에게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