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멘토 김도현 후기

72시간공부캠프 0 3,840

안녕하세요, 72시간 공부캠프 20기 학습멘토 김도현입니다. 지난했던 캠프 기간을 부족한 멘토와 함께 훌륭하게 견뎌준 23조 멘티 친구들과 무한한 응원을 보내주신 학부모님들께 우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저는 예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맡았습니다. 사실 예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라지만 엄밀히는 중학생이었기에 3주라는 긴 시간을 단체 생활하며 12시간 가까이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처음 학생들을 대면했던 간담회 시간에 반짝이는 그들의 눈동자를 보며 기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친구들과 함께 썩 즐겁지 않을 것이 뻔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학생들은 캠프 이후 한층 성장한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 채 자리해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대감에 보답하기 위해 부족한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중에는 과거의 저처럼 왜 공부해야 하는 지를 모르고 수동적인 자세로 책상에 앉아 시간만 낭비했던 학생들도 있었고, 또 열의는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지 못해 비효율적으로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3주라는 기간 동안 제가 학생 개개인에게 지식적으로 대단한 가르침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3년이라는 긴 레이스의 출발선에 서있는 그들이 뛸 수 있도록 공부에 대한 동기를 찾아주고 그들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을 함께 찾아 나간다면 밀도 높은 3주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캠프를 마친 지금 이러한 생각을 현실이 되게끔 함께 노력해준 학생들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입시와 별개로 저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봤으면 했습니다. 저희 조 친구들에게 빠짐없이 물었던 질문은 ‘넌 왜 공부를 하니?’였습니다. 위에서도 얘기한 동기부여와 연결되는 부분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본인의 ‘업(業)’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으면 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업의 본질이 생계를 위해 종사하는, 즉 밥벌이에 그치는 것뿐이라면 우리는 햇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독서실에서 이렇게 청춘을 흘려보낼 이유가 없습니다. 역사서에 나오는 위인들처럼 숭고한 천명을 따르라는 것 또한 물론 아닙니다. 그저 앞으로 가슴에 품고 쫓을 가치와 지어야 할 책임 사이에서 보다 현명하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연아, 의진아, 건하야, 서영아, 주원아, 하영아, 유진아. 선생님이라는 과분한 명칭으로 불러주며 지난 3주간 잘 따라줘서 정말 고마워. 괄목상대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조명을 정했지만, 너희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울고 웃으며 이 캠프를 마친 것만으로도 정말 훌륭하다 생각해. 이 곳에서 공부했던 지식은 휘발될지언정 이른 아침부터 책 앞에서 꾸벅 졸다 일어서기도 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기어코 풀어낸 뒤에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던 그런 경험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성공했던 3주의 기억들은 차곡히 쌓여 앞으로 3년, 그 이상까지 너희가 살아가는 데에 자신감으로 남아 언제고 도움이 될 거야. 우리 23조 모두 뜻한 바 이룰 수 있도록 선생님도 멀리서 응원할게, 그동안 고생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