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캠프를 저처럼 서른번 정도 진행을 해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이 한가지 있습니다. 겨울방학 윈터스쿨 혹은 여름방학 썸머스쿨에 참여하는 학생들중에 본인이 방학캠프에 참석하겠다고 부모님에게 요청한 학생들은 전체 학생 중 최대 20% 미만이라는 사실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각 캠프마다 조금씩 다른데 어떨때는 5% 정도도 안될때도 있었습니다. 다만 수십번 캠프를 운영하면서 경험해 보니까 약 10% 내외의 학생들만이 부모님에게 방학 때 공부캠프에 가겠다고 요청을 한 케이스였습니다. 이 말은 참석한 학생들의 약 90%는 본인 의지가 아닌 부모님 의지로 참석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 경우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요. 그 중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캠프에 올때까지 자신이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고 오는 경우입니다. 예를들어 몇년전에 화성에서 운영했을 때 한 학생이 둘째날 저를 찾아와서 '언제 서바이벌 게임' 을 하러 가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무슨소리냐? 우리 72시간 공부캠프는 하루에 12~14시간 정도 공부만 한다. 다른 것은 일체 없는 공부캠프라고 설명을 했지요.
그랬더니 학생의 얼굴이 하얘지면서 엄마께 전화를 하겠다는겁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학생말이~'엄마가 여기 청소년 복합캠프라서 공부도 하고 서바이벌도 하고 캠핑도 하는 곳' 이라고 말을 해서 참석했다는겁니다. 후와~
그래서 엄마께 전화를 했는데 엄마폰이 로밍이 되어 해외에 계신 것으로 나오더라구요. 결국 그 학생은 할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당장 데리러 와 달라고 울고 불고 해서 저녁에 할아버지께서 데리러 와서 퇴소를 하였었습니다.
두번째 경우가 '담배' 를 많이 피우는 학생들이 억지로 부모님이 보낼 경우 초기 5일을 버티질 못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님들 중 담배를 피우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담배를 중단하면 금단현상이 와서 집중이 되질 않거든요. 그런데 기숙학원 특성상 재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허락해주면 교육청에서 벌점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기숙학원 입장에서는 담배를 금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놀랍게도 초기 퇴소하는 학생들중에 담배 때문에 퇴소하는 경우가 50%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캠프에 참석시킬 부모님들중에 자녀가 담배를 피운다면 캠프 참여를 깊이 고민해 보셔야 합니다. 저희처럼 엄격하게 공부만 하도록 하는 곳에 적응이 힘들 수 있거든요.
세번째 억지로 오는 경우라도 초기 5일만 지나면 대부분은 잘 견뎌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5주,6주캠프처럼 길게 진행되는 캠프에 가면 지쳐버려서 3주가 지나면 공부에 몰입을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 72시간 공부캠프가 3주만 진행하는 것입니다. 겨울방학 1월에 3주캠프를 하고 1주일간 잠시 쉬었다가 다시 2월에 3주 캠프를 여는 것도 그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저희처럼 멘토쌤이 과외 시스템으로 관리를 하면 4주캠프를 멘토쌤들이 너무 힘들어 하더라구요.
부모님 마음 같아서야 1월1일부터 2월 28일까지 온전하게 기숙학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면 좋겠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건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90% 학생들은 억지로 참석한다는 것을 꼭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공부를 시키는 저희 운영진 입장에서는 학생들과 밀당을 많이 해야 합니다. 처음 3일은 밀거나 당기지 않으면서 가슴으로 대화하고 보다듬어 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청소년들은 마음이 열리거든요. 청소년들은 마음이 열리면 어떤 것이든 함께 하자고 하면 그 목표를 향해 돌진합니다.
그래서 첫 3일은 모든 운영진과 멘토쌤들이 하루 15시간 이상 몰입을 해서 지도를 합니다. 그리고 3일차 이후부터는 공부에 집중하도록 밀고 당겨서 2주차에는 하루에 집에서의 1주일치 공부분량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치는 3일전부터는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 캠프 이후에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할지를 정해줘야 합니다. 그리곤 칭찬해주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하지요.
결국 스스로 참석하겠다는 10% 학생들은 사실 운영자의 입장에서 별로 힘들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공부를 하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의 협박(?) 또는 애원(?) 그리고 선물미끼(?) 를 사용해서 참석한 90% 학생들을 공부하도록 시키려면 매일 매일 마다 학생들의 마음상태를 살펴봐가면서 밀당을 해야 공부 목표를 달성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탁드릴 것은 억지로 보내더라도 '이왕 참가했으니 공부를 한번 해보겠다' 라는 대화를 부모님과 자녀가 꼭 나누고 보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자세와 공부방법 그리고 공부동기부여는 저희가 책임지고 가르치겠습니다. 그리고 공부목표도 현실적으로 세워서 학생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내가 이만큼 공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것을 꼭 경험하고 집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저희 72시간공부캠프가 어딘지도 모른채 참석하도록 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또한 담배를 많이 피우는 학생들은 집에서 가까운 통학형 윈터스쿨에 보내시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끝으로 무조건 공부만 해라..라고 떠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렸을 때 생각해 보셔요.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전체 학생들 중에 5% 미만이었잖아요. 다들 해야 하니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하기 싫은 마음이 더 큰 학생들 입장에서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방학이라고 무조건 공부만 하는 것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17기 캠프와 18기 캠프 둘다 참석하는 학생들이 벌써 7명이 넘던데 이 친구들은 중간에 1주일동안 쉴 때 편하게 쉬도록 해 주셔요. 저희가 입소하면 3주만에 6개월치 공부를 시킬거니까 2회 캠프로 1년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결국 억지로 참가하는 90% 학생들 입장에서 고민하면서 밀당하는 것이 저희 운영진의 가장 큰 역할이지요. 설득만 해서 보내주시면 나머진 저희가 부모님 입장에서 대화하고 지도해서 꼭 공부하도록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