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 A보다 멋진 Plan B ! 예비고1 박성재
돌이켜보면 캠프에 입소하기 세 달 전부터 수학캠프에 올 생각에 두근거렸다. 내가 좋아하는 수학을 질리도록 할 수 있겠구나, 미적분을 멋있게 풀고 있을 나를 생각하며 설레었다.
그러다가 입소 2주 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선행했던 수학1까지 제대로 다시 배우기로 그런데 이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굳이 배운 걸 또 보려고 이곳에 왔던가. 다른 친구들은 선생님께 열심히 질문하는 동안 나는 문제집을 풀었다. 시간이 아까웠다. 그리하여 수업 이틀차에 수학 2반으로 월반을 결정, 그날부로 예비고2 형 누나들과 함께했다.
수학2반에서 (상/하)를 빠르게 복습하고 바로 수학1을 배우게 되었다. 물론 입소 전 한번 공부한 내용이지만 여전히 생소한 단원이 많았고, 이때부터 나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시작하며, 비로소 캠프에 오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께서 들인 250만원 (이사님께서 알려주셨다. 이렇게 비싸다니...) 돈 값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루는 새벽 6시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강의시간, 식사시간 다 제하고 순수하게 12시간 공부한 적도 있다. 캠프에서 나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10시간씩 자습하며 보람찬 날들을 보내왔다. 특히 요즘은 수학2 미적분을 만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수학 캠프에 와서 수학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수학에 대한 애정은 물론, 실력의 깊이까지 깊어졌다고 확신할 수 있다.
72시간 캠프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단연 환경이다. 열정적인 선배들 사이에서는 졸려도 눈치 보여서 잘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우리의 궁금증을 마치 당신들의 고민처럼 여기시고 해결해주기 위해 땀 흘리시는 멘토 선생님이 계셨기에 수학에 겁먹은 적은 없었다. 진짜, 수학을 잘 하는 사람들은 네 글자로 간지작살이다. 멘토선생님들 진짜 멋있다.
선생님들의 수험생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내게 상당히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I can do it이라는 문장을 읽을 줄 몰랐다가, 2년간 4시간씩 자고, 30초동안 밥 먹고, 강사님의 한 마디를 다섯 번씩 필사하시기를 반복해서 결국 고려대에 가신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 선생님과, 한 책을 열다섯~ 스무번씩 보시기를 반복하며 그 어렵다는 자사고 수학1등을 이루신 선생님, 이외에도 여러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출문제와 오답노트의 중요성, 이성교제를 하면 안되는 이유등 알아가며 나는 한없이 겸손해졌다. 이분들 사이에서 나라는 중3 꼬맹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 나는 캠프가 끝나고 집에서 이러한 공부법들을 바탕으로 수학에 다가갈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캠프에 다니는 동안 진로가 문과에서 이과로 바뀌었고, 나는 내가 나의 목표를 위해 얼만큼 땀을 흘려야 하는지 알고 있다. 사실 그 전에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캠프를 계기로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캠프에 오니 이전에 학교시험 좀 잘 봤다고 자신감에 쩔어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앞으로는 묵묵히, 겸손히 공부하겠다. 우리 멘토 선생님들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음! 이제 부족한 글을 줄이려고 한다. 고백하자면 72시간 캠프를 처음 들은 것은 부모님으로부터였지만, 난 자발적으로 입소했다. 그리고 그런 만큼 많은 것을 얻었고, 얻고 있으며, 얻을 예정이다. (아직 적분은 배우지도 않았다!!) 캠프에서 날 잘 보살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무엇보다 항상 날 응원해주는 우리 가족에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아 아직 캠프는 끝나지 않았다. 이 글을 마치고 나는 또다시 미분을 하러 떠날 것이다. 퇴소날까지,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